운동 루틴 짤 때 꼭 알아야 할 ‘기초대사량’ 이야기
기초대사량, 숫자 이상의 의미를 이해하라
운동 루틴을 설계할 때 흔히 놓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기초대사량(BMR)’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초대사량을 단순히 “살이 잘 빠지는 체질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지표로만 인식하지만, 사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초대사량은 곧 우리 몸의 ‘기본 연소 시스템’을 의미하며, 운동 루틴의 강도, 빈도, 구성 모두 이 수치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기초대사량의 정확한 정의
기초대사량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에도 생명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 양이다. 즉, 숨을 쉬고, 심장이 뛰고, 체온을 유지하고, 소화기관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다. 이 수치는 개인마다 다르며 체중, 키, 나이, 성별, 근육량 등에 의해 결정된다.
기초대사량 계산법: 해리스-베네딕트 공식
- 남성: 66.47 + (13.75 × 체중 kg) + (5.003 × 키 cm) – (6.755 × 나이)
- 여성: 655.1 + (9.563 × 체중kg) + (1.850 × 키 cm) – (4.676 × 나이)
예를 들어, 체중 60kg, 키 165cm, 나이 30세 여성의 경우: 655.1 + (9.563 × 60) + (1.850 × 165) – (4.676 × 30) ≒ 1380kcal
이 수치는 우리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소모되는 에너지다.
기초대사량이 낮으면 나타나는 문제
- 운동해도 살이 잘 안 빠진다
- 피로가 쉽게 쌓인다
- 면역력이 떨어진다
- 쉽게 요요현상이 온다
이는 마치 연비가 낮은 차와 같아서 연료(음식)를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기초대사량은 고정값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초대사량은 타고난다고 오해한다. 물론 유전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활동하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자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특히 근육량은 기초대사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근육 1kg은 하루 약 13~20kcal를 더 소모하게 만든다. 즉, 근육이 많은 사람일수록 대사가 활발하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덜 찌고, 더 쉽게 빠진다.
대사량에 맞춘 운동 루틴의 과학
많은 사람들은 운동 루틴을 칼로리 소모량 기준으로 짜지만, 그것이 반드시 효과적이지는 않다. 체형, 기초대사량, 회복력 등 다양한 생리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으면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기초대사량에 따른 운동 전략 차이
- 기초대사량이 낮은 사람: 고강도 운동보다는 중강도 이하 루틴 + 근육량 증가 루틴 위주
- 기초대사량이 중간인 사람: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균형 있게 병행
- 기초대사량이 높은 사람: HIIT, 서킷 트레이닝, 복합운동 등 고강도 루틴도 수용 가능
루틴 예시: 대사량 기준 3단계 맞춤
① 낮은 대사량 루틴 (기초체력 향상 중심)
- 월: 30분 걷기 + 하체 맨몸 근력운동
- 수: 요가 또는 필라테스
- 금: 상체 덤벨운동 + 스트레칭
② 중간 대사량 루틴 (지방 감량과 체형 정리)
- 월/수/금: 유산소 30분 + 하체/상체/복근 분할 근력운동
- 화/목: 전신 루틴 + 간헐적 저강도 인터벌
③ 높은 대사량 루틴 (근비대 및 바디쉐이핑 중심)
- 월~토: 근력운동 부위분할 + 유산소 20분
- 일: 전신 스트레칭 및 릴렉스 요가
운동보다 중요한 회복의 개념
기초대사량이 낮은 사람은 회복력도 떨어지기 쉽다. 매일 운동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내 몸이 회복 가능한 수준에서 자극을 주고 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과한 운동은 코르티솔을 높여 지방 분해를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기초대사량을 오히려 낮출 수 있다.
루틴 유지의 핵심
- 1~2주 단위로 루틴 변경 NO
- 최소 4~6주 동일 루틴 유지 후 체감 변화 분석
- 운동 후 다음 날 피로감이 심하다면 강도 조절 필요
운동의 강도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과 회복력이다. 나의 대사량에 맞는 강도와 빈도를 정하는 것이 루틴 성공의 열쇠다.
기초대사량 높이는 실전 습관과 루틴
기초대사량은 단기간에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나 일상 속 루틴과 생활 습관을 바꾸면 3~6개월 안에 분명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 근육량을 늘리는 근력운동
근육은 대사공장이다. 적절한 자극 + 단백질 섭취 + 회복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기초대사량이 상승한다.
- 하체 운동(스쿼트, 런지 등)은 가장 많은 에너지 소모 부위
- 상체는 등과 가슴을 중심으로 큰 근육 위주
- 주 3회 30분씩만 지속해도 3개월 후 대사 환경이 달라진다
2. 식습관 리셋
- 아침을 거르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 (신진대사 시작 신호 부족)
- 단백질 중심 식사: 하루 체중 x 1.2~1.5g
- 너무 굶거나 저열량식 지속 시 대사 저하 위험
- 3~4시간 간격의 규칙적 식사 패턴이 중요
3. 수면 습관 개선
- 6시간 이하 수면 시 대사 저하 + 식욕 증가
- 11시 이전 취침 + 7~8시간 숙면 유지
- 숙면 호르몬 멜라토닌은 지방 대사에 직접적 관여함
4.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을 증가시켜 지방 축적을 유도한다.
- 명상, 산책, 가벼운 스트레칭, 낮 햇볕 받기
- 하루 10분이라도 ‘멍 때리기’ 타임 확보
5. 생활 속 NEAT 늘리기
- NEAT(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 비운동성 활동 대사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장보기도 걸어서
- 앉아 있는 시간 줄이기, 서서 전화 통화하기 등
이런 ‘자잘한 움직임’들이 하루 대사량을 200~400kcal까지 올릴 수 있다.
마무리하며
기초대사량은 체중 감량과 운동 효율의 출발점이다.
이 수치를 모른 채 루틴을 짜는 것은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것과 같다.
기초대사량이 낮다면:
- 과한 유산소 대신 맨몸 운동 + 스트레칭 루틴부터 시작
- 근육량을 늘려 장기적 대사력 확보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싶다면:
- 식단, 수면, 스트레스까지 일상 전반에서 바꿔야 한다
운동 루틴은 숫자보다 ‘몸의 흐름’을 기준으로 설계하자.
내 몸이 잘 타는 엔진으로 바뀌는 순간, 다이어트는 훨씬 쉬워진다.